“방금, 눈이 오지 않았어요?”
히마 갈란투스
10세/여/135cm, 30kg/ 1년재원
비교적 어두운 피부색과 하얀 머릿결이 대비를 이루어 눈에 띈다.
두건으로 가리고 있어 잘 드러나지 않지만 머리카락 군데군데 초록빛이 돈다. 순한 인상이지만 강단있는 얼굴이다.
오른쪽 눈썹 밑에 점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히마의 인상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양쪽이 다른 눈동자 색이다.
태어날 때는 양쪽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자랄 수록 오른쪽 눈동자가 진한 색으로 변했다고 한다. 시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키는 평균 정도이나, 골격이 왜소해 체구는 또래 치고 작은 편이다.
[친절]
기본적으로 남을 돕는 걸 좋아하고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어른스러운 성격이 아님에도 히마를 처음 본 이들이 아이답지 않게 의젓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 때문일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들에게도 관심이 많고, 그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 할지 고민하곤 한다.
마녀에게 부탁해 마법을 쓸 때도, 친구들을 위한 깜짝 선물이나 깜짝 쇼처럼 남들이 기뻐할 마법을 가장 많이 생각한다.
[수용적]
고집이라고 할 게 없이, 남의 의견을 잘 받아들인다.
지금보다도 어릴적에는 남의 집에 얹혀 사는 신세였어서인지, 불만을 말하는 것 자체에 익숙하지 않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은 못하는 타입. 그래도 어린 아이 특유의 어리광은 있다. 그것도 잘 드러내는 편은 아니지만.
귀도 얇은 편이라 다른 이들의 말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일도 다반사다. 하지만 남의 의견대로 자신이 바뀌는 것을 딱히 싫어하지 않는다.
[소극적]
사람을 좋아하는 한편, 눈에 띄거나 주목받는 것은 사양한다.
타고난 목소리도 작은 편이고, 주변 사람들만 자신의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상관 없다고 여긴다.
시시콜콜한 얘기를 주고 받을 상대는 필요하지만, 그걸 모든 사람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
마법의 경우도 화려한 것이 멋져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화분의 새싹을 틔우는 것처럼 소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꼭 나서서 말해야 할 때는 보통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해야 한다고 결심하면 남들의 아니꼬운 시선을 받는 것쯤은 마다하지 않는다.
[단순]
언뜻 무표정해보이지만 좋고 싫음이 금방금방 얼굴에 드러나는 편이다.
이건 아이답다면 아이다운 면인데, 의젓하고 상냥하게 보이려고 해도 슬픔이나 분노를 억누르는 것을 어렵게 여긴다.
걱정 끼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항상 유지하지만, 어딘가 분위기가 축쳐져 있을 때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런 기분 조차도 달콤한 간식 하나로 금새 잊고 털어내는 편이긴 하다.
한편으로는 깜빡깜빡하는 일이 잦아서 메모를 하는 습관이 생겼지만, 사실 잊어버리면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거니 하고 넘겨버린다.
[현실적]
동화 같은 상상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현실과 자신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관찰력이 좋은 편이라 사물이나 사람을 현실적으로 잘 파악하고 금방 잘 다룬다. 기술을 배우는 것도 빠른 편.
이것은 일종의 조숙함일 수도 있고, 현실의 사람과 세상을 사랑하는 히마의 애정일 수도 있다.
이런 성품 덕에 어디에서나 금방 적응하고, 어렵지 않게 어울린다.
규칙에 얽매이는 것은 힘들어하지만, 그것마저도 세상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면 쉽게 적응한다.
인도와 유럽계 혼혈이다. 이름은 인도인 ‘어머니’가 지어주었고, 성은 어릴적에 다른 어른들에 의해 임의로 붙여졌다.
자신의 머리색을 닮은 하얀 눈을 좋아한다.
그래서 눈이 자주 오는 블랜치 화이트 마을의 날씨를 사랑하고, 눈이 오는 날이면 누구보다 먼저 밖으로 나가 눈을 맞으려고 한다.
추위도 잘 타지 않는다. 그래도 주머니에는 꼭 벙어리 장갑을 넣어다닌다. 날이 많이 쌀쌀해지면 아끼는 망토를 꺼내입는다.
식물의 종류를 많이 알고, 여기저기 숨겨진 새싹들을 찾는 걸 좋아한다. 특히 네잎 클로버는 귀신처럼 잘 찾는다. 신기한 새싹을 발견하면 가져와서 화분에 심어놓는 취미가 있다.
말투는 나긋나긋한 편.
좋아하는 것: 꽃봉오리, 눈, 초콜릿
싫어하는 것: 혼자 있는 것, 동화책, 매운 음식
히마는 태어나서 일곱 해가 될 때까지는 ‘도시 중심’에 있는 부유한 귀족의 저택에서 자랐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잠자리가 늘 아이의 곁에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된 교육을 받거나 공개적인 자리에 나설 수는 없었다.
히마는 본부인의 자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심 넉넉한 본부인과 저택 사람들 덕에, 히마는 하녀인 친어머니와 함께 저택에서 살아갈 수 있었다.
때론 일도 돕고 본부인의 자식들과도 어울려 놀면서. 밖으로 나가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지만, 저택이라는 작은 세계는
아이에게는 충분한 것이었다. 특히 본부인은 히마를 친자식처럼 아꼈고, 동화책을 읽어주며 히마에게 글 읽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여유로운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히마가 만 여덟 살이 되던 해, 히마의 친어머니는 히마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저택을 떠난다. 정든 저택과 헤어지는 것은 아쉬웠지만,한편으론 바깥 세상이 궁금했고 가슴이 설레었다. 그렇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배를 타기 전 항구에서 히마와 어머니는 떨어지고 만다. 항구에서 몇 시간이고 기다렸지만 어머니는 이미 배를 타고 떠난 것인지 돌아오지 않았다.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도 모르고, 돈도 없었던 히마는 임시 보호 시설에서 일년 가까이 생활하다가
한 어른의 소개로 ‘미라벨 보육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 보육원에 오게 되기까지의 이야기 ]